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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李箱)의 시는 이상(李箱) 이상(以上)이었다...
2018년 01월 04일 12시 58분  조회:2486  추천:0  작성자: 죽림

이상(李箱)의 시에 대하여

 

나는 왜 나의 아버지를 껑충 뛰어 넘어야 하는지 나는 왜 드디어 나와 나의 아버지와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와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 노릇을 한꺼번에 하며서 살아야 하는 것이냐

----이상, [오감도烏瞰圖--詩第二號] 부분

 

이상 시인은 1910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1937년 폐결핵으로 사망했다. 그는 한국시문학의 역사상 잠언적이고 경구적인 문체를 자유 자재롭게 구사할 줄 알았던 천재였으며, 초현실주의 기법을, 그러나 가장 지적이고 세련된 언어를 통해서 구사할 줄을 알고 있었던 천재였다. 그는 천성적으로 자유로운 예술가의 영혼을 지니고 태어났으며, 따라서, 유교적인 가계의 전통을 늘 항상, 크나큰 짐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상은 저주받은 시인이자, 전형적인 탕자였던 것이다.

 

 

나는 소화기관에 묵직한 총신銃身을 느끼고 내 다물은 입에 매끈매끈한 총구를 느낀다.

----이상, [오감도烏瞰圖--詩第九號] 부분

*이상 시인은 폐결핵 말기 환자였다. 일찍이 어느 누가 그 객혈과정을 이처럼 아름답고 뛰어나게 노래했던 적이 있었던가?

 

 

날개 축 처어진 나비는 입김에 어리는 가난한 이슬을 먹는다.

----이상, [오감도烏瞰圖--詩第十號 나비] 부분

 

* 이상 시인은 가엾은 나비였다. 가난한 이슬을 먹는 나비였다.

 

 

죄를 품고 식은 침상에서 잤다. 확실한 내 꿈에 나는 결석하였고, 의족義足을 담은 군용장화가 내 꿈의 백지를 더렵혀 놓았다.

----이상, [오감도烏瞰圖--詩第十五號] 부분

*이상 시인은 진정한 신성모독자였다. 기존의 역사와 전통을 모조리 부정하지 않으면 어떠한 인간도 세계적인 대서사시인으로 자라날 수가 없다. 이상 시인은 조선총독부 건축기사였으며,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신인 경성고등공업학교를 졸업한 수재였다. 그러나 그는 그의 장래가 촉망되는 건축기사의 길을 가지 않고, 그의 이상적인 꿈을 쫓아서 진정한 시인의 길을 걸어갔다. “죄를 품고 식은 침상에서 잤”고, 그는 그가 결석한 현실에서 사형선고를 받게 되었다.

 

 

나는 나의 자서전에 자필의 부고를 삽입하였다.

----이상, [1933년 6월 1일] 부분

1933년 6월 1일은 이상 시인이 조선총독부 건축기사직을 사직하던 해였다. 진정한 시인이 되기 위해서 그는 일상생활인으로서의 자기 자신의 사망선고를 기록하게 되었던 셈이다.

 

 

나는 지금 거울을 안 가졌소마는 거울 속에는 늘 거울 속의 내가 있소/ 잘은 모르지만 외로운 사업에 골몰할께요.

----이상, [거울] 부분

*거울 밖의 나는 현실적인 나이고 거울 속의 나는 이상적인 나이다. 거울 속의 ‘나’는 외로운 사업, 즉, 늘 시인의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이다.

 

 

내 키는 커서 다리는 길고 왼다리 아프고 안해 키는 작어서 다리는 짧고 바른다리가 아프니 내 바른다리와 안해 왼다리와 성한 다리끼리 한 사람처럼 걸어가면 아아 이 부부는 부축할 수 없는 절름발이가 되어버린다. 무사한 세상이 병원이고 꼭 치료를 기다리는 무병無病이 끝끝내 있다.

----이상, [지비紙碑] 부분

 

*의사가 육체적 질병을 치료하는 사람이라면 시인은 마음의 병과 세상의 병을 치료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가 있다. 무사한 세상이 병든 세상이고, 병든 세상이 무사한 세상이다. 정상적인 남편과 정상적인 아내도 따지고 보면 불구라는 것, 따라서 이 시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마비된 의식을 일깨우고 있는 천하 제일의 명시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紙碑]는 무덤 속의 절름발이 세상을 지칭하게 된다.

 

 

화장은 있고 인상은 없는 얼굴로 안해는 형용처럼 간단히 돌아온다 나는 물어보면 안해는 모두 솔직히 이야기 한다 나는 안해의 일기에 만일 안해가 나를 속이려 들었을 때 함즉한 속기를 남편된 자격밖에서 민첩하게 대서한다.

----이상, [지비紙碑---어디갔는지 모르는 안해] 부분

*유흥업소에 종사하고 있는 아내를 믿지 못하고, 그 아내가 나를 속였음직한 이야기를 남편된 자격밖에서 적고 있는 시인의 처지가 정말 어처구니가 없고, 가엾기도 하다.

 

 

 

 

외국어가 허고많은 세균처럼 꿈틀거린다.

나는 홀로 규방에 병신을 기른다. 병신은 가끔 질식하고 혈순血循이 여기저기서 망설거린다.

----이상, [파첩破帖] 부분

*이상 시인은 일본어를 한국어보다도 더 세련되고, 더 잘 구사한 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러나 모국어를 사용하지 못하고 외국어를 사용해야 하는 시인의 절망감과 좌절감이 이 [파첩破帖]에는 진하게 배어 있다. 외국어는 죽어 있는 언어이며, 모국어는 살아 있는 언어이다. 왜냐하면 외국어는 한 나라의 역사와 그 전통을 모조리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영어는 우리 한국인들의 언어와 우리 한국인들의 삶의 양식까지도 모조리 파괴시켜 놓고 있는 정체 불명의 괴상한 언어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집이 앓나본다 그러고 누가 힘에 겨운 도장을 찍나보다. 수명壽命을 헐어서 전당典當 잡히나 보다.

----[易斷] 부분

*모든 전쟁은 밥그릇 싸움이며, 이 밥그릇 싸움에는 양보라는 것이 없다. 프란츠 카프카의 ‘굶는 광대’와 ‘유형지에서의 장교’를 생각해 보아라! 시인은 자발적으로 밥그릇 싸움을 회피하고, 그 결과, 이처럼 가난의 옷을 걸쳐 입게 된다.

 

 

작난감 신부新婦는 낮에 색색色色이 풍경을 암송暗誦해 가지고 온 것인지도 모른다. 내 수첩手帖처럼 내 가슴 안에서 따근따근하다. 이렇게 영양분내를 코로 맡기만 하니까 나는 자꾸 수척해 간다.

----[I WED A TOY BRIDE] 부분

* 작난감 신부는 유흥업소의 아내이며, 그 아내의 푼돈에 의지해서 시인은 자기 자신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육체에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하고, 이처럼 영양분내를 코로 맡기만 하니까, 그는 피골이 상접한 인간이 될 수밖에 없다.

 

 

 

천진한 촌락의 축견아 짖지 말게나

내 체온은 적당스럽거니와

내 희망은 감미로웁다

----이상, [이상한 가역반응可逆反應--공복空腹] 부분

* 우리 한국인들은 아직도 사색당파가 최고의 미덕인양 그것을 지키지 못해서 안달이 나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의 목표와 그것을 추구할 수 있는 정책은 전혀 알 수가 없는 일이고, 오직 자나깨나 눈앞의 이익과 정당의 이익만을 집 지키는 개’처럼 지키고 있을 뿐인 것이다. 천진한 촌락의 축견들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 한국의 정치인들(우리 한국인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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